자기 개발이 맞는 걸까? 자기 계발이 맞는 걸까? 출판 편집

개발(開發)과 계발(啓發). 참 헷갈리는 말 중에 하나다. 한자자전을 찾아보아도 開와 啓 모두 첫째 뜻은 '열다'이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쓰시는지? 보통은 자기 계발을 많이 쓸 것이다. 구글 검색을 해 보아도 (2007년 3월 11일 현재) 자기 계발은 약 2,010,000개, 자기 개발은 약 1,410,000개의 결과가 나온다. 그동안 내가 본 책을 생각해 보아도 대부분 자기 계발로 되어 있었다.


국립국어원 답변을 검색해 보았다. 국립 국어원에 이유미님이 올린 질문 “자기개발과 자기계발 중 어떤 게 옳은 표현인가요? 늘 헷갈립니다. 꼭 좀 알려주세요.”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다.

개발'과 '계발'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다음과 같이 풀이되어 있습니다.
1. 개발:
(1) 토지나 천연자원 따위를 개척하여 유용하게 만듦. 예) 수자원 개발
(2) 지식이나 재능 따위를 발달하게 함. 예) 기술 개발, 자신의 능력 개발
(3) 산업이나 경제 따위를 발전하게 함. 예) 산업 개발
(4) 새로운 물건이나 생각 따위를 만듦. 예) 신제품 개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개발

2. 계발: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워 줌. 예) 상상력 계발, 외국어 능력 계발


두 단어가 사용되는 문맥을 비교해 보면 '계발'이 사용 범위가 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계발'은 '슬기, 재능, 사상' 등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속성을 가리키는 말들에 국한되어 어울리는데 비해 '개발'은 '재능이나 능력' 뿐만 아니라 '기술, 경제, 제품, 국토, 인력' 등 물질적인 것과도 어울립니다. '개발'이 '계발'보다 의미의 폭이 넓게 쓰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은 '능력 따위를 발달하게 하는 일'을 말하고 '계발'은 '능력 따위를 일깨워 주는 일'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개발'은 있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고, '계발'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능력을 일깨워 주는 것을 뜻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 개발/자기 계발'은 어떤 것을 써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것은 이미 있는 능력을 키워 주는 '개발'일 수도 있고, 자기에게 아직은 갖춰져 있지 않는 능력을 일깨워 주도록 하는 '계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기 개발/자기 계발’은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에도 이 내용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계발(啓發)은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워 줌'이라는 의미로 '상상력 계발'이나 '외국어 능력 계발'처럼 인간의 지적 능력을 나타내는 말과 어울린다.

이에 비해 개발(開發)은 재능이나 능력뿐 아니라 기술·경제·제품·토지·인력 등 물질적인 것과 조화를 이룬다. 같은 대상을 가리킨다 하더라도 '능력 등을 발달하게 하는 일'에는 '개발'을, '능력 등을 일깨워 주는 일'에는 '계발'을 써야 한다. 가장 흔히 범하는 오류는 물질적인 대상에 '계발'을 쓰는 것이다. '제품 계발' '토지 계발' '신도시 계발' 등은 물질적인 면이므로 모두 '개발'로 고쳐야 한다.



정리해 보자. '개발'은 있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고, '계발'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능력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따라서 문맥에 따라 '자기 개발/자기 계발'은 맞추어 쓰되, 보통은 그 구분이 힘들 것이므로 '자기 개발/자기 계발' 어떤 것을 써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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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Nova_Mania 2007/03/11 20:21 #

    으흠... 무방하다는 것이군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 SuJae 2007/03/11 20:42 # 삭제

    그렇군요. 저도 늘 헛갈려 하던 단어인데.. 오늘 명쾌히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 복숭아 2007/03/11 21:13 #

    늘 헷갈려서 한번 정리하려고 했던 단어인데 덕분에 잘 알았습니다.
  • 웅이 2007/03/11 23:24 #

    Nova_Mania님, SuJae님, 복숭아님: 고맙습니다. 참고로 SuJae님은 헛갈리다, 복숭아님은 헷갈리다를 써서 찾아보니 둘 다 맞는 말이군요.
  • 나무피리 2007/03/12 00:41 #

    저도 많이 헷갈렸는데 이렇게 글로 적어주시니 정리가 되네요^^
    한동안 글이 안올라와서 바쁘신가 했는데 새 글이 보여서 냅다 왔었어요^^
    답글을 지금 다는 이유는 아까 달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안달았더라구요6^;;

    계발이든, 개발이든 잘 해내고 싶어요.
    전 좀더 씩씩해지고 저를 드러낼 필요가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거든요.
    '아직도 가야할 길'을 이제 심호흡하고 펼쳐읽어봐야겠다 싶어요.

    좋은 한 주 보내시기를 바랄게요^^
  • 웅이 2007/03/12 21:35 #

    나무피리님: 계발이든 개발이든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 피리님 자신을 믿는 만큼. 아직도 가야할 길. 좋은 책이죠. 삶이 바뀔 수 있는 책이니까요.
  • 작은인장 2007/03/16 18:33 # 삭제

    글쎄요.. 어렸을 때 배울 때는 개발은 형이하학적인, 계발은 형이상학적인 의미로 사용하면 된다고 정리했었는데요. ^^;;;;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스티븐코비 박사의 '8번째습관' 책을 보면 모두 개발로 사용했더라구요. 계발로 써야 하는 거 같은데요...
  • 웅이 2007/03/16 21:39 #

    작은인장님: 아~ 어렸을 때 그 말을 이해하셨어요? 그 말이 더 어려운데요. 형이하학적인, 형이상학적인. 스티븐 코비님의 책은 편집자가 일관되게 맞추었을 거예요.
  • 2007/03/17 13:3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웅이 2007/03/17 20:31 #

    비공개님: 반가워요. 좋은 선생님을 만나셨군요. 쓰임새란 말, 좋은데요.
  • 두루미 2007/05/22 00:44 # 삭제

    저도 요즘에 많이 헷깔렸는데 덕분에 속 시원하게 알았어요.
    담아가도 됄까요?^^
  • 김아람 2007/05/22 09:57 # 삭제

    좋은글 퍼가려 합니다~!
  • 웅이 2007/05/22 19:49 #

    두루미님, 김아람님 : 네, 됩니다.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금지를 지켜주세요.
  • 화랑 2007/11/08 23:33 # 삭제

    잘못 알고 계시네요.. 계발이라는 단어는 공자가 제자를 가르치고 일깨우기 위해서 썼던 교육법의 일부였습니다.
    결국 계발이라는 뜻은 남이 자신을 일깨워 주는 행위.
    개발은 자기 스스로 능력을 개발하는 행위라고 쓸 수 있겠죠.
  • 웅이 2007/11/09 07:08 #

    화랑님 : 아 그렇습니까? 국립국어원에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건데.. 다시 잘 알아보겠습니다.
  • 꿈나누미 2009/10/14 17:00 # 삭제

    감사합니다. 퍼갑니다.
  • 2012/01/15 16:05 # 삭제


    화랑님이 맥락을 잘못 짚은 듯합니다. 계발이 공자의 스스로 깨닫게 하는 교육법을 뜻하는 것은 맞지만 계발과 개발이 능동과 피동의 차이로 구분이 되는 게 아닙니다. 본문 글에 공자의 계발이 교육방식을 나타낸다는 내용이 포함되어도 좋지만 굳이 포함되어야 할 필요는 없는 듯 하고 본문 내용 역시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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