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생각 나무

같이 근무했던 동료에게서 걸려온 전화. 오랜만에 걸려온 이런 전화는 대부분 사람 구해 달라는 전화다. 글쎄 오랜만에 전화를 하면 사근사근하게 안부를 물어야지, 흥. 사람 없다고 매달리는 이런 전화는 별로 반갑지 않다. 하물며 여자에게서 걸려 온 전화라 할지라도 말이야.

며칠 전 학교에서 채용 간담회가 열렸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런 행사는 여전히 형식적이다. 회사 소개와 찾는 인재상 소개. 멋진 ppt이고 레이저 빛이 날아 다니지만 학생들은 졸고 있다. 지금은 학생이지만 한 때 같이 일할 사람을 뽑기도 했던 나로서는 이런 틀에 박힌 행사가 안타깝고, 틀에 박힌 행사지만 그 속에서 보석 같은 정보를 캐내지 못하는 눈빛 흐릿한 학생들이 안타깝다.

기업이나 학생이나 목표점이 없다. 아마 이런 행사를 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특출한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도 특별히 바로 뽑히는 기회가 될 것도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을 테지.

언젠가 “졸업하면 뭐 할 거야?” 물었을 때 그 친구는 “글쎄요. 취업하겠죠?” 그랬다. 취업하다가 안 되면 부모님이 외국에 어학연수를 보낼 거라 그러면서. 속으로 그런 여유 있는 부모님을 둔 그 친구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목표가 없는 그 친구가 불쌍했다.

목표가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나도 예전에는 삶을 잘 사는 비결이 속도라고 생각했다. 빨리 취업하고, 빨리 돈 벌고,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가정을 가지는 것. 근데 성격과 돈 문제로 이혼하는 친구가 많아지고 똑같은 하루 일과를 기계처럼 건조하게 반복하는 그들을 보며 속도가 꼭 옳은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잔머리가 아니라 꾸준함이다. 얕음이 아니라 열정이다. 목표가 분명하고 꾸준히 열정을 가지고 하면 성공한다.

지난 시절 난 불분명한 미래를 두려워했다. 무직자로 있는 그 시간이 부끄러웠다. 사람들의 눈빛이 두려웠다. 근데 지나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목표를 정하고 준비하고 있지 못한 나를 부끄러워했어야 했다. 중요한 건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가느냐 하는 게 더 중요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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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표이야기.. 2009/03/25 21:06 #

    목표 목표가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나도 예전에는 삶을 잘 사는 비결이 속도라고 생각했다. 빨리 취업하고, 빨리 돈벌고,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가정을 가지는 것. 근데 성격과 돈 문제로 이혼하는 친구가 많아지고 똑같은 하루 일과를 기계처럼건조하게 반복하는 그들을 보며 속도가 꼭 옳은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잔머리가 아니라 꾸준함이다. 얕음이 아니라 열정이다. 목표가 분명하고 꾸준히 열정...... more

덧글

  • 써니 2009/03/23 11:14 # 답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저도 늘 다짐하며 속으로 되네이며 삽니다.

    그런데 자꾸 나침반이 흔들려서 문제죠.. ^^;
  • 웅이 2009/03/23 11:22 #

    아~ 그래서 블로그 대문에 걸린 글이 '평생을 소걸음으로'군요. 흐흐, 써니님은 벌써 알고 있었네요. 저도 자꾸 흔들려요. 그때마다 다시 잡고 다시 잡으며 사는 게 인생인가 봐요.
  • 나무피리 2009/03/23 11:24 # 답글

    요즈음 제가 하는 고민의 해답을 이 글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
    고맙습니다. ^_^
    누구나 가는 속도가 꼭 정답은 아닌 건데, 그걸 알고 살아가기가 참 어려워요. :)
  • 웅이 2009/03/23 11:44 #

    호호, 제가 나무피리님의 고민을 풀어 주다니.
    그렇죠... 사람과 어울려 사는 사회이기에 알면서도 실천하기는 쉽지 않죠.
  • 책벌레 2009/03/23 14:47 # 답글

    엠비시 스페셜에 아일랜드 감리교회(아일랜드 기독교는 가톨릭, 성공회, 감리교, 장로교, 퀘이커 등의 여러 교파들이 있습니다.)에서 세운 고등학교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앞으로 일하고 싶은 직업을 경험하는 수업이 있습니다. 호텔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은 호텔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상 차리는 법부터 배우고, 건축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은 건축모형을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이지요. 이러한 직장경험은 가정에서도 실시되어,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은 어느 남학생은 인터넷으로 기타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하면서 기타공부를 하더군요. 이러한 진로지도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하는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자녀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지도를 하는 게 아니라, 돈을 많이 벌 수 있느냐, 아니냐 아니면 기술이라도 배워서 스스로 밥벌이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진로를 강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실례로 제가 다닌 매킨토시 학원의 원장님이 해주신 이야기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분이 지도한 학생중에 고등학생이 있었는데, 문제는 그 친구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학원에 왔다는 것이지요. 부모님이 "기술(?)(이 말을 들으며, 속으로 북디자인은 매킨토시를 능숙하게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글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미적인 감각으로 하는 건데..-_-라고 반발했습니다.)이라도 배워서, 밥벌이를 스스로 하게 해야겠다."라며 강요하여 마지 못해 온 겁니다. 당연히 수업태도가 좋을리 없었고, 결국 스스로 학원을 그만두고 말았답니다.
  • 웅이 2009/03/23 18:24 #

    그 동영상이 이거 ( http://www.imbc.com/broad/tv/culture/mbcspecial/vod/?kind=image&progCode=1000833100437100000&pagesize=5&pagenum=13&cornerFlag=0&ContentTypeID=1&ProgramGroupID=15 )인가요? 다시보기는 유료지만 한번 보려구요.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하지만 그런 분이 종종 있죠. 편집자 중에서도 가끔 봐요. 프로그램을 다루는 기술이 디자인의 전부인 줄 아는 분. 언젠가 깨닫겠죠.
  • 2009/03/23 20:08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웅이 2009/03/23 23:01 #

    한 일 년 됐네요. 전에 “응원합니다”란 덧글을 써 주셨죠? 그땐 연결고리가 없었는데 지금은 연결고리가 있네요. 마지막 문단에 담긴 뜻을 알아채시다니, 후후. 누구나 비슷할 거예요. 다만 글로 쓰거나 소리내어 말하지 못할 뿐이죠. 고마워요.
  • WKAUD 2009/03/29 13:00 # 삭제 답글

    다시 보러 왔습니다.
    이 글이 제게 주는 건 아마 마음 속의 다짐을 다시 되새기려는 거...
    난 소가 됐어요 흐~
  • 웅이 2009/03/29 14:17 #

    반가워요. 흐흐, 우직한 소처럼 말이죠? 멋있어요.
  • 보리 2009/04/02 23:00 # 삭제 답글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참으로 공감합니다. 저 역시 목표를 잃고 방황을 하거나, 앞서가는 친구들의 속도감에 초조해하기도 합니다. 웅이님의 글이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고맙습니다. ^^

    아.. 이건 본문과는 상관없는 말인데,
    이 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웅이님 특유의 '해요체'가 저는 어찌나 따땃하게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 웅이 2009/04/03 07:47 #

    고마워요. 물론 블로그에 발행해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 놓았지만 이 글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글을 쓰면서 내면을 촘촘히 들여다 보고, 나중에 읽어보면서 깨달음을 잊지 않도록 다짐하는 글이요.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건 좋은 일이죠. 저도 좋아요.

    독백하는 형식의 글은 해요체로 하면 잘 안어울려서 해요체를 안 하고 다른 사람에게 들려 주고 싶은 말, 다른 사람이 읽어 주었으면 하는 글은 해요체로 하는 게 전달력이 좋아서요.
  • 2009/07/21 11:0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웅이 2009/07/21 12:07 #

    제가 지금 나가야 해서 일단 간단하게 핵심만 쓸게요.

    1. 28살에 신입으로 출판사에 취업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 가능해요. 서른 살 초반까지 신입으로 뽑아본 적 있어요.

    2. 책을 좋아하지만, 읽은 책이 많지 않다. 외국의 유명작가나 국내 저자들도 잘 모른다.....
    >> 현실적으론 꼭 조건에 맞는 사람이 편집자가 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신입 때 조건을 생각해 본다면 편집자로 썩 맞는 것은 아니었어요.
    >>“글을 빨리 읽고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잔실수가 잦다.”가 사실이라면 출판사에 취업한다고 해도 고생을 좀 하실 거예요.
    >>출판사에 취업한다 해서 드라마에 나오는 장면처럼 매일 원고 읽고 저자분과 만나고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현실에서는 여러 업무가 있어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인가?' 가 가장 중요하죠. 모든 것은 그것으로 커버되거든요.


    *참고*이글루스는 로그인 안 하고 비공개 덧글을 쓰면 본인도 자기가 쓴 덧글을 못 봐요.
  • 2009/07/21 12:3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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